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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르의 티노트/티타임 노트

[우롱차/중국] 기단

기단
중국, 티쿱스토어(한국)
95도씨의 물에 5초 간 세차 후 20초씩 우림
개완

간만에 기단을 마셨다.
기단하면 시베리아 기단, 이렇게 날씨의 영향을 주는 거라 생각하겠지만, 기단은 기특할 기자에 붉을 단을 쓴다.

그리고 대홍포류.

무이암차 중에 기단을 제일 좋아하는데, 정작 대홍포는 잘 마시지 않는다. 그래서 기단 좋아한다고 하면 대홍포를 권해주시는 선생님들도 이해 못했다 (부끄 😲😲😲😲😲)

차봉투를 열자마자 달짝지근한 향이 올라온다.

꽃향같기도 하고 막 구운 빵냄새 같기도 하고...

세차를 했다. 갈빛이 나던 잎에서 푸른 빛이 난다. 그리고 꽃향과 풀향이 같이 올라온다.


세차를 왜 할까? 아니 굳이 나가서 마실 차도 세차를 해야 하나? 이런 게 궁금하던 시절이 있었다. 세차를 하는 이유는 1차적으로 먼지 제거를 하는 데 있지만, 더 정확한 이유는 차를 우린다는 건 유념과정으로 말려 있는 찻잎이 펴지면서 그 맛이 우러나오기 때문이란다. 그러니까 더 쉽고 맛있게 우리기 위해 세차과정이 필요한 거.

참고로 홍차는 건조과정이 짧고 작은 잎을 사용하기 때문에 세차를 안하고, 우롱차와 보이차는 한다. 우롱차는 5초, 보이차는 20초 정도 하는데, 소타차도 완전히 물렁거리는 데 1분은 필요하다.


따뜻한 주황색 수색이 예쁘다. 그리고 향긋한 꽃향이 좋다. 그런데 평소와 달리 단 맛이 두드러지진 않는다.

그래서 간만에 티푸드를 찾았다.

사실 이 머핀은 뜻밖의 선물이었다. 윗 집에 내 나이 또래의 부부가 이사왔는데, 아이가 뛰어다니면서 놀 것에 대한 양해를 구하는 선물이었다. 근데 이미 두 번째라 좀 황송하다.

하튼 주셨으니까 받는다;; ㅋㅋ

달달하고 폭신한 빵도 맛있는데, 안에 달달한 앙꼬 덕에, 좀 텁텁할 수도 있는 오늘의 기단과 잘 어울린다.

오히려 오늘은 세 번째 잔이 더 맛있는 것 같다. 감칠맛이나 풀향이 약해지고, 꽃향과 달달한 맛이 더 잘 느껴졌기 때문이다.

예전에 차를 마실 때, 선생님께서 그러신 적이 있다. 차도 날씨, 시간을 탄다고. 같은 차를 마셔도 어제의 맛과 오늘의 맛이 다를 수 있다고.

그래서 매번 시음을 할 때마다 다른 차를 마시곤 했었다.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기단의 맛이 썩 좋진 않았다. 그래도 내일은 조금 더 맛있는 차를 우릴 수 있다고 생각하며, 아쉬움을 덜어야겠다.

뭐, 맛있는 머핀도 먹었는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