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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르의 티노트/티타임 노트

[홍차/중국] 정산소종

정산소종
홍차, 중국
회당 20초-30초씩 우림
개완

오늘은 트친님께 받은 정산소종을 마셔보았다. 정산소종은 차와 함께 전나무나 향나무 등을 태워 말린 차로, 랍상소총이 가장 대표적으로 알려져 있다.

뭐, 랍상소총은 인위적으로 향을 입힌 거라고 하지만, 유럽에서는 랍상소총을 구하기 쉬우니까.  포트넘앤메이슨에선 랍상소총+주차+베르가못 향을 섞은 스모키얼그레이라는 블랜딩이 있고, 독일의 티게슈벤트너에서도 랍상소총을 파니까. 나도 두 번 정도 50그램짜리 차를 비웠었다.

다시 2015년 가을, 티쿱스토어에서 정산소종을 시음해봤다. 내가 알고 있던 소종은 훈연향 강했는데, 생각보다 옅은 훈연향과 상대적으로 강한 달달한 향에 조금 당황했었다.

그 이후로 소종을 마실 일이 별로 없었는데, 부산에서 올라오신 트친님이 선물로 돌리신 거다. 그리고 재시도.

빨간 봉투를 여니 달달한 향이 난다. 역시나 랍상소총같은 강한 훈연향을 못 느끼나 했다. 그리고 우렸다.

첫 잔은 진한 귤색 혹은 주황색이다. 첫 맛은 고구마처럼 달달한 향이 나고, 맛도 달달하다.

두 번째 잔... 어? 갑자기 강한 훈연향이 느껴진다. 막 연어구이가 땡기는 그런 향. 기대도 안했기 때문에, 조금 당황스러웠다.

세 번째 잔은 훈연향과 단맛이 동시에 나타났고, 조화로웠다. 개인적으로 오늘의 티타임 땐 세 번째 우린 게 가장 맛있었다.

네 번째 잔은 수색이 많이 옅어졌고, 맛과 향도 옅어졌다. 이 정도만 우려도 된다는 뜻.

나는 오늘 정산소종의 매력을 다시 느끼고 말았다. 아니, 사실 지난 번에는 달달함이 너무 강력한 기억으로 남아서 훈연향이 기억에 남지 않았을지도.

다시 한 번 도전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