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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르의 티노트/티타임 노트

[우롱차/중국] 마두암육계

마두암육계
중국, 티쿱스토어(한국)
95도씨의 물에 5초 세차 후, 20초간 우렸다.
개완

아침 일찍 일어나면 보통 진한 홍차를 마시지만, 낮이나 밤엔 비교적 카페인이 없는 우롱차를 찾게 된다. 특히 가을엔 홍배가 잘 된 우롱차를 마시고 싶고, 오늘은 정말 마두암육계가 끌리는 날이다.

그런데 마두암육계가 보이질 않는 거다.  독일에서 올 때 은박을 해놓았는데, 귀국짐 사이로 빠져나왔나 했다. 그런데 페이스북에 마신 흔적이 남아 있다. 내 찻장엔 없지만, 적어도 분명 집에 있는 거다.

"에휴~~~"

지난 번에 마셨을 때 빼둔 걸, 깜빡하고 찻장에 안넣어뒀나보다. 식탁에 올려둔 바구니 안에 들어 가 있었다.

은박을 풀자, 마두암육계 특유의 시큼한 향이 올라온다. 그 향을 맡자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차를 찾았다는 안도의 한숨도 함께 나왔다.


육계를 구글에 검색하면 보통 닭고기가 나오고, 쇼핑몰 사이트에서 육계차라고 검색하면 계피차가 나온다. (그리고 실제 한자도 계피와 같은 한자를 쓰고 특유의 매운맛이 있다고 한다.) "차"로서 육계는 무이암차 중에 하나인데, 무이암차 중 여기저기에서 많이 나기 때문에, 보통 육계 앞에 암이나 재배지역의 이름을 붙이곤 한다.

당연히 마두암육계는 무이산 마두암에서 재배된 차를 뜻한다.

마두암육계는 내가 처음 접해 본 육계이기도 하다. 처음 마두암육계의 향이 구운 귤 향이었다.

그리고 개완을 사게 된 이유도 마두암육계처럼 향이 이쁜 차를 제대로 즐기고 싶어서였다.

물론 귤향이 차에서도 나는 건 아니다. 오렌지 빛 수색이라 나는 향도 아니다. 목으로 넘길 때 끝맛에 귤맛이 난다.

실제로 차는 단맛에 가까운데, 개완에서 은은하게 구운 귤향이 난다.

세 번째 잔까지 차는 맑은 오렌지 빛을 띠고, 단맛이 강하다. 그런데 약간 씁쓸한 맛이 목에 걸리는데 (내가 감기에 걸려서 그럴 수도 있기 때문에) 다음 번에 멀쩡할 때 다시 맛을 봐야겠다.

네 번째 잔부터는 수색도 옅어지며, 달달함도 떨어진다. 그리고 입안 전체엔 달달하면서도 씁쓸한 향이 남는다.

간만에 마두암육계를 마시려고 고생 좀 했지만, 역시 첫 육계라, 기억할 추억이 많아 즐거웠다.

나중에도 그 추억 간직하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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